회사 매출이 한때 천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700억 채 안 되는 중소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마케팅 인원은 나 혼자 남게 되었다.
마케팅 조직이 없다 보니 전사업무를 담당하는 팀에 소속되어
마케팅 업무를 수행해 왔고, 간간히 조직변동이 있었다.
물론 내가 속한 팀의 보스는 마케팅에 대한 별 이해도가 없었다.
중앙조직에서 소속되어 사업부, 또는 전사적으로 이슈가 있을 때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대부분 업무 니즈는 외부에서 시작되어 내게 협업을 요청하는 식이었다.
이런 경우 예산도 사업팀, 사업부문에서 가져온다.
이러니 마케팅은 자체적으로 집행할 예산도 적고,
뭔가 기획해서 드라이브 걸 힘도 없는 업무가 되었다.
또 사업이 다양한데 그중 99%가 B2B이고 각 사업의 고객층의 모두 다르다.
이러니 담당 영업이 전방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마케팅은 후방에서 서포트하는 입장이 된다.
제대로 된 소수의 서비스, 제품에 주력해서 같이 기획하고 추진하는 구도가 아니다.
어떤 때는 이 사업팀이 뭐 하고 있나, 꿍꿍이가 뭔가 싶을 정도로 소통이 없다.
주간보고를 공유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연차가 낮을 적에는 먼저 가서 묻고 소통하곤 했는데
그런 관심을 가볍게 여기거나
본인들 바쁘다고 생색, 짜증 내는 사람들을 경험하고는 그만두기로 했다.
친하다고 생각해서 투정 피우는 것일 수도, 내가 만만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태도가 미숙했을 수도 있겠지.
팀장이 사업팀의 사정을 마케팅 관점에서 보고 내게 공유해주지도 않는다.
사업팀 요청이 팀장을 패싱 해서 내게 다이렉트로 올 때도 많았다.
그러니 내 입장에서 팀장의 역할에 기댈 게 별로 없었다.
내 업무 진행도를 공유하는 정도. 주간보고는 해야 하니까.
성과가 빛 날 때는 일의 과정과 결과에서 나오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필이 되어야 하는데
혼자 하는 일, 자체 예산이나 리더십 없는 일이 그러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마케팅은 정량적인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는다.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하는 일인데 그 과정에서 1인 퍼포먼스가 돋보이기란 어렵다.
물론 고생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별 위안이나 위로는 되지 못했다.
장점도 있다. 매출 등 정량적 성과에 대한 압박이 없다.
가끔 마케팅 방안을 가져오라는 요청은 있지만
예산이 많지 않고 사업도 제 각각, 특수성이 있다 보니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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