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포함해 5년만 더 회사에 다닐 계획이며,
5년 뒤 은퇴자산을 잘 세팅한 뒤
은퇴 후 바로 닥칠 수 있는 하락장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기 위해
조금 더 회사에 다닐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있다.
미래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최소한의 계획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계획을 위해 아끼고 모으며 생활하고 있다.
가끔은 이게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나의 40대 라이프가 아닌데 하는 씁쓸함이 있지만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 본다.
그런데 회사가 3년째 적자다.
수주액은 사업계획을 넘어섰지만 남는 게 없는 구조다.
내가 나갈 때까지는 잘 버텨주기를 바라는데
요즘 같아선 슬슬 불안 불안해진다.
마케팅 일도 바빴을 때는 휴가 전날까지 야근하며 원고 만들고
일도 수시도 여기저기서 생겼었는데
요즘은 사업팀들이 조용하다.
사업을 해도 남는 게 없으니 마케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비전을 보고 투자할만한 서비스나 제품도 안 보인다.
인원은 300명 가까이 되는데, 벌려둔 사업 종류가 많고 그 사이엔 시너지가 없다.
대부분 용역, 서비스 구도이며, 돈 벌어다 줄 기술력이나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 사이 IT트렌트가 많이 바뀌어 이제 와서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이 인원과 사업을 끌고 가기도 힘들다.
설사 강한 드라이브로 끌어간다 해도 거기 투자할 자금이 부족하고,
리스크를 감당할만한, 리스크를 감수할만한 그런 리더십이 없다.
회사의 위기는 내가 어찌해 볼 수 없는 영역이다.
회사에는 조직과 위계가 있고 그에 따른 역할과 책임이 있는 거니까.
다만 여기서 버틸 때까지 버텨보는 것 아니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것 중 선택할 수 있겠지.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제는 이직을 준비하고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할 열정이 식었거든.
다른 직장을 선택한다 해도 거기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의 한계가 보이고
얻는 게 있다면 잃어야 하는 것들도 예상이 된다.
뭘 더 새롭게 배우고 적응해서 지금과 비슷한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
내 능력과 경력의 한계도 보인다.
일을 하면 할수록 커리어의 폭이 좁아졌다.
IT, IT서비스, B2B, 통신/네트워크 분야.
1인 마케터이다 보니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홍보, 콘텐츠 기획, 판촉, 영상, 이벤트 등 전방위 업무..
지난 시간과 경험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모르겠다.
그냥 이 자리에 정체해 버릴지도.
그러고 보니 여기서 은퇴한다는 게 꼭 나쁜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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