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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그리고 아픈 사람들

FIRE

by Urban Wanderlust 2026. 10. 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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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시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니

임직원 부고, 아픈 사람들 소식을 종종 듣는다.

이맘때처럼 봄, 가을 계절이 바뀔 때면 더 그렇다.

그리고 어제는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

 

전날 부고 소식을 듣고 광주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KTX를 예매하고 있었는데

회사 동료가 1층에서 쓰러졌다고 급히 와달라고 전화했다.

달려가서 119에 전화하고 구급차 함께 타고 응급실에 갔다가 안정되는 거 보고 택시 타고 회사에 복귀했다.

오후에는 서둘러 영등포역으로 가서 KTX타고 광주로 이동했다.

 

돌아가신 분은 90세.

암으로 투병하셨고 마지막에는 많이 고통스러우셨다고 한다.

항암, 연명치료 이런 것들 안 하기로 하셨다는데 그래도 힘드셨나 보다.

 

회사에 췌장암 수술 후 항암 치료 받던 어떤 부장님은

무급병가 신청하셨는데 이날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암이 번지면서 식사를 거의 못하셨다고 한다.

항상 목소리가 커서 요즘 약이 좋구나 치료받고 나면 별일 없겠지 싶었는데,

사무실 떠나실 때 동료들이 다 함께 배웅 나갔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

 

내 동생은 자궁경부암 바로 전 단계 진단을 받고, 원추절제술을 받은 뒤 추적검사 중이었는데,

어제 최종적으로 수술이 잘되어 세포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원추절제를 또 해야 하나 항암단계로 가야 하나 그 경계에 있던 상태였다.

 

엄마는 지금 입원해 있다. 간에서 담즙을 내려 보내는 관이 막혀 황달이 왔고

발목에는 염증이 생겼단다.

올 초 담낭 제거할 때 유착이 생겼을 수 있고, 염증은 당뇨 관리가 안되고 있었겠지 추측해본다.

안타까운 마음보다 이 참에 깨닫고 말 좀 듣지, 관리 좀 잘하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부모도 타인이라 대신 살아줄 수 없는데

무슨 일만 생기면 대책은 없고 수습하는 입장이라 답답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타인’으로 경계 짓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선 긋기를 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 졌다.

 

하루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슬프기보다는 담담했고 씁쓸했다.

내가 슬프지 않았던 것은 이것이 인생의 생로병사라는 기본값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모두 삶과 죽은 어딘가에 있고, 아픈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가 되어서야 삶과 죽음 사이에 좀 균형감각을 가지고 살게 된 것 같다.

그 전에는 삶이 차지하는 비중이 99%, 죽음이 1% 정도였고,

죽음은 막연히 두려운 것, 아주 멀리 있어 평소에 잊고 사는 것 정도였는데 말이다.

 

죽음은 염두하는 삶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현실에 더 충실하고 현실이 더 소중해질 것 같지만 이성과 감성은 늘 따로이다.

끝, 허무, 헤어짐, 아쉬움, 후회 이런 생각들이 밀려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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