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쯤으로 기억한다.
브로슈어, 리플랫 시안을 보는데 개선할 부분이 바로 바로 캐치가 되는 거다.
폰트 여백 구성 간격 컬러 등등
전 같으면 PPT파일에 올려서 수정하고 비교하며
비포 에프터를 직접 확인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그냥 눈에 들어온다.
그간 원고 쓰고, 컨셉 잡고, 벤치마킹 자료 찾고,
시안 검토하면서 보낸 시간이 뭔가는 내게 남긴 것 같았다.
물론 내가 픽한 컨셉과 수정 방향이
사업팀이 원하는 방향과 다른 경우도 있다.
개인 취향이 있고, 디자인을 보는 안목은 없는데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있고.
그래도 내가 확신을 가지고 ‘이게 더 나아’ 할 수 있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일은 늘 시간과 예산이 걸려 있기에 타협점을 찾아야 했다.
능력 있는 대행사와 일하고 싶었지만
회사는 그 비용을 감당한 만한 여력이 없고,
사업도 제품도 그렇게 투자할 만큼 경쟁력 있지 못했다.
그래서 늘 적당한 업체를 찾아서 조율해가는 과정이 내게는 큰 일이었다.
괜찮은 업체는 회사 인지도와 내가 제시한 예산을 확인하고는 거절하는 경우도 많았고,
포트폴리오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시안을 내놓는 업체도 많았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쓰는 업체라 매번 담당 디자이너가 바뀌어서 애먹었던 기억도 있다.
고객이 호갱 된다고, 오래 일해온 대행사는 그 전만큼 정성과 시간을 쏟지 않았다.
아 한번은 실력 있는 업체에 큰 돈 써가며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도리어 내가 혼나가며 일했었다.
일정은 빡빡한데, 내부적으로 도식 자료가 한번에 정리되지 않았고
그나마 정리해서 넘기면 또 수정사항이 생겼다.
중간에서 달래가며 겨우 마쳤다.
디자인 작업은 정답이 없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보니
초반에 컨셉에 대한 컨센서를 맞추고
그 기준으로 밀고 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말들이 많고, 거기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배가 산으로 간다.
그리고 IT업계 디자인에도 유행이란 게 있다.
인쇄물, 웹디자인 모두 그렇다.
그래서 한 디자인 컨셉이 2-3년만 지나도 뭔가 촌스럽게 느껴진다.
두루두루 많이 봐서 감을 익히고,
매번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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