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신혼집에서 같이 살게 되면서
참 재미있었다. 물론 지금도 재미있다.
같이 밥먹고 대화하고 장난치고 잠자고
하루가 늘 짧고 아쉬웠다.
결혼 3년이 채 안돼 아파트를 샀고
전체 리모델링을 해서 입주했다.
비싼 새집이 생기고 나니
그 집에서 더 오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실상은 일하느라 바빠서 후다닥 저녁 해먹고 쉬고 잠자기 바빴다.
아침에는 얼굴도 못보고 서로 출퇴근 했다.
일 스트레스도 많았고 체력은 늘 부족했다.
난 자가면역피부질환으로 일년간 고생했는데
당시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관둘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버텨냈다.
지금도 퇴근 후 술 한잔 하면서 긴장했던 몸과 마음을 놓아 주는 게 습관이다.
그러면서 이런 삶의 방식에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일 좋을 것을 해주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물리적인 돈도 시간도 체력도, 그리고 정신력도 부족했다.
근데 ‘아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이 드니 그야말로
한대 맞은 듯 정신이 들었다.
게다가 그 이쁘고 비싼 새집은 잘 때 빼고는 대부분 비워져 있었다.
둘 다 회사 다니고, 버스 전철로 출퇴근하느라
아침 일찍 나가서 밤이 되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니까.
그때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운동을 하긴 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평균치도 안 되는 근육 양으로 뭘 해도 힘들고 어설펐다.
이건 나중에 PT받고 근력운동 해보니 알겠더라.
새집으로 이사온 지 6년이 된 지금도 우리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난 늘 아쉽고 안타깝다.
내가 좀더 일찍 FIRE의 개념을 알고,
맞벌이 해야 하는 삶의 현실을 깨달았다면
결혼과 동시에 FIRE를 준비했을 것 같다.
돈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더는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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