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에 귀족은 철학, 정치, 예술을 하고
노동자 계급이 따로 있어 일했다지.
그러고 보면 나는 취업과 동시에 노동자 계급이 되어
9 to 6 일해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칼퇴근이 뭐 대단한 복지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퇴근해서 식사준비, 식사, 가끔 빨래, 주 2-3회 운동하면 밤 10-11시가 되니
철학, 정치, 예술 같은 건 사치가 되었다.
사람마다 성향 차이가 있는데,
나의 경우 혼자 있는 시간, 차분히 책/영상 보고 생각하는 시간, 조용한 시간
이런 게 생존에 필수인 사람이라
지금의 삶의 패턴이 너무 잔인하고 비 인간적이다.
전에는 아침시간을 쪼개 운동하고,
잠을 늦게 자보고,
빨래/청소 대신 쉬기도 해보고,
점심시간, 업무 중 틈틈이 자기개발, 재테크 공부 등
짜고 짜고 살아봤는데 힘들더라.
바쁘게 산다는 거, 열심히 산다는 게 주는 보람과 만족감이 있지만
그냥 내가 불안했고, 그래서 뭔가에 열중하고 싶었던 것 같아.
물론 젊음이 주는 에너지도 거기에 한몫 했다.
지금은 하루 대부분을 출근해서 회사에서 보내야 하는 현실을
과거보다 더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물리적인 조건 하에 내가 꾸려갈 수 있는 시간과 체력적, 심적인 한계도 안다.
더 중요한 건 나의 성실함과 가능성으로
너무 불안해 할 필요 없이 지금의 일상을 충실히 살아냈을 때
건강, 경제적인 부분, 노후의 안정 등이 어느 정도 보장될 것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내가 과거를 돌아보니
욕심과 불안에 잠식되어서 필요 이상으로 힘주고 살았더라고.
그때의 나로서는 그게 최선이었고
얼마나 진심과 열정으로 살았는지 알기에
그때의 나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요즘 들어 자주 생긴다.
고생 많았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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