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는 동안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많았다.
본가에 불 나서 전소되었었고, 올해서 엄마가 두 번 쓰러져 입원했었고,
오래 전에는 아빠가 쓰러졌었지. 아빠는 지금 돌아가시고 안 계신다.
힘든 일이 있을 때 회사에서는 거의 내색하지 않았다.
일하랴 개인사 챙기랴 뭔가 좀 내려놓고 감정을 드러낼 여유가 없었고
개인적인 일로 회사에 빈틈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또 회사에 알린다고 해도 도움 받을 게 없었다.
위로나 동정 그런 게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잘 없다.
일이 생기면 시간, 체력, 정신력 싸움이 되는데
차라리 잠시 숨돌리며 혼자 있는 시간이 훨씬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많이 힘들었던 어느 날 내 뒤에 앉은 동료가 한숨을 쉬는 거다.
여러 번 자주. 그리고 한번 의식하게 되니 매일 들리더라.
그때가 매일 원무과에 엄마 병원비 업데이트 받으며
앞으로 어쪄나 머리를 쥐어짜다 병원으로 퇴근하던 시절이었다.
당 수치가 천을 넘기고 나니 후유증이 심해서 뇌는 붓고 섬망 오고 상황이 말도 아니었다.
병원에는 간병인이 상주하고 난 회사에서 수시로 전화, 문자 받아 가여 모니터링했다.
간신히 하루하루 버티던 때였다.
그런데 매번 깊은 한숨을 듣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더라.
내 옆에 누군가가 오늘 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걸 알았다면
가슴이 내려 앉는 듯한 그런 깊은 한숨을 쉴 수 없었으리라.
그 소리를 들을 때면 내 안에 단단했던 뭔가도 순간 스르르 물러져 내려가 버리는 것 같았다.
맞다. 이런 걸 기운 빠진다고 하지.
그 후 개인적인 자리가 아니고서는 한숨을 안 쉬려고 노력한다.
가족의 생사가 오가고 있을 누군가에게 들릴 까봐.
아픈 일, 슬픈 일, 힘든 일 등을 겪다 보니
이전에 몰랐던 것들이 보인다. 그리고 겸손해진다.
뭐 모르고 앞만 보고 살며 늘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던 시절이 있었다.
가끔 그때의 내가 그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인생의 순서가 이런 것 같거든.
어차피 그 시간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되어야 한다면
그 과정을 또 반복하고 싶지 않다.
이제 막 경우 삶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거든.
지금의 과도기를 잘 지내고
삶이라는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재미, 인생에 대한 관조 이런 것들을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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