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깼다 다시 잠들었는데
그때부터 꿈을 많이 꾸었다.
자세한 기억은 없는데
다시 잠들고 싶지 않을 만큼 불편하고 불쾌했다.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었고
과거의 힘든 상황이 다시 재현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안절부절못하다 깨어났고
피곤해서 다시 잠들면
그 상황이 연속되고 뭐 그런 식이었다.
보통은 꿈을 잘 꾸지 않는데
이런 꿈을 꾸는 날은 다 이유가 있다.
대충 이유를 알겠어.
이번엔 엄마 때문이다.
엄마는 지난주 퇴원했고
다시 당관리, 건강관리에 들어갔겠지.
그런데 이번엔 정신이 문제다.
대화할 때 멍한 느낌이 있고 눈에 초첨을 잃은 듯하다.
단순 노화라고 하기에 망상, 피해의식도 있다.
엄마 종교는 기독교인데,
어려서부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영의 세계에 대한, 하나님이 예비했다는 미래에 대한.
엄마의 이런 세계관은 종교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캐묻지 않았다.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게 벌써 3-40년이 흘렀구나.
그리고 최근 4-5년 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떤 영이 괴롭힌다고. 아프게 하고 못 자게 한다고.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도 생겼는데
의도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피해 준다고, 나쁜 놈이라고.
그게 아니라고 설명해도 자신만의 확신에 차서 듣지 않는다.
너흰 모른다고.
또 하나, 하나님이 예비한 자신의 길이 있다고
교회에서 어떤 직무를 맡게 될 거라고 기다려 보면 안다고.
엄마는 절대 교회에서 봉사할 위인이 되지 못하고
지금 나이 70에 건강관리도 엉망인데
아마 이것도 망상이리라.
엄마 종교가 이단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본인의 망상이 컸던 것 같다.
자영업, 간병인 등 하며 사회생활도 꽤 오래 해왔기 때문에
그나마 병이 느리게 진행된 게 아닐까.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엄마에겐 고정적으로 오랜 기간 만나온 사람이 없다.
친구, 동료 이런 관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고,
이모, 이모할머니 등 외가 친척들과 관계도 멀어진 지 오래다.
만나거나 이야기 나누고 오면 돌아와서 영적으로 힘들다고.
자신의 어떤 종교적인 훈련에 방해가 되고
실제 육체적으로도 힘든 게 며칠씩 간다며 여러 번 하소연했다.
항상 이런 이야기 말미에는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 너희는 이해 못 하겠지만 하는 단서가 붙었다.
아마 종교 차이에서 오는 이해의 한계,
그리고 본인은 어떤 사역을 위해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믿음, 우월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엄마는 71세가 되었고
몸은 아프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
그 사이 나와 내 동생이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다.
나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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