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이야기 꾼들이 있다.
본인 이야기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데
난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돈의 팔촌 이야기까지 끌고 온다.
조카가 뭘 했고, 장모님이 어떠시고, 와이프는 뭘 샀고 등등
화제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맥락 없이 한다는 게 너무 이해되지 않는다.
갑자기 조카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무슨 뜬금포인지.
역시 재미도 없고 배울 것도 없다.
회사에서는 공과 사의 차이가 존중되어야 한다.
이곳에서의 인간관계는 직장동료가 기본이지 친구가 아니다.
사람들이 나의 사적 취향, 관심사를 궁금해할 거라는 착각은 접어 두어야 한다.
때론 이런 인식조차 없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 하고
쉴 새 없이 떠드는 사람도 있다.
말하며 잠도 깨고 스트레스도 풀고
때론 에너지까지 충전하는 뱀파이어 같은 사람도 있다.
앞에서 경청하고 있는 사람의 고통을 알기나 할까.
회사에서 그런 사람을 마주할 때면
어느 정도 듣다가 아니다 싶은 순간이 오는데
그때부터 폰을 들여다보며 딴청 피운다.
작작해라 하는 제스처인데 잘 어필이 안되더라.
적고 보니 회사란 참 피곤한 곳이다.
어쩌다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인정받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가짜 경청과 가벼운 위로도 만으로 충분한 그런 관계다.
어쩌면 너무 무겁거나 진지하지 않은 이런 관계가
인생에, 또는 오늘 하루에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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