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보스만 남았고 리더가 없다.
자잘한 실무목표를 던지고 조율하는 그런 수준의 보스 말고
기업, 사업, 기술의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하고
한해 사업의 그림을 제시하는 리더 말이다.
도대체가 회사 비전을 모르겠는데
신사업, 사업다각화는 필요하다고 하면서 안을 내보라고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도 모자랄 판에 그야말로 모레밭에서 바늘 찾기다.
그러니 다들 바쁜데 성과는 없고 이게 뭔가 싶다.
리더십이 없는데 경영은 해야 하니
실적, 성과 포장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마케팅 업무에 있어 고객은 사외/사내 이렇게 나뉘는데
사외 고객, 파트너들이야 당연한 고객이고,
사내에서 마케팅 니즈가 있어 협업하는 영업 외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가 공식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임직원도
내게는 고객이다.
그들에서 회사의 비전, 사업의 방향성, 대표이사 메시지를 전달하고
회사 차원의 팀플레이, 결속을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메신저 같은 업무도
큰 범주에서는 마케팅에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십 부재, 위기 상황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좀 다른 차원이 된다.
전략과 비전의 부재, 불투명한 회사 상황을 투명하게 사내에 공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본능적이라고나 할까 자꾸 포장하게 된다.
사업 진행현황, 전망, 추정치 등을 그 실체보다 희망적인 메시지로.
물론 현 상황에 대한 현실과 이상의 간극은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정도 상황이니 이 수준에서 공유하는 게 좋겠어하는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콘텐츠가 릴리즈 되기 전에 관련 인원, 대표이사 등 최종 검토를 거친다.
그러면서 회사차원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 명확해진다.
현실은 이 정도, 사내 공개할 수 있는 수준은 이 정도,
중장기 사업에 대한 전망은 이 선에게.
그러면서 나도 내가 지켜야 할 선을 알게 된다.
업무에서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말조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상은 까발려지면 안 된다는 그런 선.
이런 내막까지 자세히 모르는 경우
회사생활이 좀 편하지 않을까 한다.
아는 게 병이라고 회사 사정을 많이 알면 알수록
내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은 물론 회사 위기상황에도 스트레스받게 된다.
상황이 각색되고 포장될수록 더 위기상황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내가 관리자도 아니고 임원도 아닌데 실무 하면서
경영현황,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받아야 하나 짜증 나기도 한다.
어디다 속 시원히 캐묻지도 못한다. 대충 느낌만 있을 뿐.
아마도 겉으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 사안에도
팀/부문 간, 사람 간 이해관계와 정치관계가 복잡하게 엮여있는 것 같다.
그러니 적당히 좋은 게 좋은 선에서 포장하기로 합의한 듯.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한 해 실적의 총결산, 그리고 내년도 사업계획 시즌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공허만 말들이 오고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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